초대교회 성도들에게 로마의 불의한 시스템을 고치는 데까지 나아가지 못했다고 질책할 수는 없다.
그것은 그들의 사명이 아니었다.

우리에게는 세 가지 개혁 과제가 있다.
첫째는 교회가 희년으로 개혁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초대교회가 보여 주었던 상호돌봄 공동체의 관점 에서 오늘날 교회가 얼마나 개인주의 신앙에 물들어 있는지, 즉 개인적으로 하나님께 기도해서 문제를 해결하도록 방치하는 것이 성경의 정신에 서 얼마나 먼 것인지 회개해야 한다. 이웃의 고통을 내 고통으로 여길 수 있는 수준까지 나아가야 한다.


두 번째는 교회가 하나님 나라의 모델인 희년이 무엇인지 보여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을 거룩한 나라로 만들고 열방이 본받게 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면, 초대교회가 희년 실천을 통해 하나님 나라가 무엇인지 당시 로마사회에 보여 주었듯, 오늘날 교회에도 ‘보여주는 선교’라는 같은 사명이 주어진 것이다. 교회의 운영구조에서 그것이 드러나야 하고, 성도들 간의 교제에서도 나타나야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 우리는 성령을 구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한국 사회 개혁에 나서야 한다. 지금은 민주주의 사회다. 초대교회 성도들에게 로마의 불의한 시스템을 고치는 데까지 나아가지 못했다고 질책할 수는 없다. 그것은 그들의 사명이 아니었다. 그들은 보여 주는 선교로 로마를 전복시켰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모두에게 참정 권이 보장되는 사회에서 교회는 희년에 가까운 제도를 만드는 데까지 나아가야 한다. 가난한 사람을 도우면서 궁극적으로는 가난한 사람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데까지 나아가야 한다. 희년이 말하는 경제정의로 나아가야 한다. 사회적 도둑질, 즉 지대추구가 불가능한 제도를 만들어야 하며, 토지정의를 확립해 토지 때문에 피눈물 흘리는 사람이 없도록 해야 한다.


그동안 한국 교회는 율법과 선지자와 예수님 말씀의 중심에 있는 희년을 외면해 왔다. 이스라엘 사회가 희년을 지켰는지 아닌지에만 관심을 가졌지, 정작 중요한 그 말씀에 담긴 하나님의 뜻이 무엇이고 이 말씀을 어떻게 따를 수 있는지에는 무관심했다. 이 책에서는 희년이 무엇인지, 희년이 하나님 나라와 어떤 관련을 갖는지, 예수님이 희년에 대해 어떻게 말 씀하셨는지, 초대 교부들과 종교개혁자들이 희년을 어떻게 실천해야 한다고 했는지, 오늘날 희년의 정신을 구현한 경제체제의 모습과 새로운 사회의 모습이 무엇인지, 북한에 희년을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 그리고 오늘날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를 다루었다. 한마디로 희년에 관한 모든 것을 다루었다. 한국 사회에 절망하고 한국 교회를 보며 가슴 아파하는, 그러면서 대안을 갈구하는 그리스도인에게 이 책을 바친다.

 

2019년 2월 필자들을 대표해서
남기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