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에 넣어둔 편지] 김준표(출판기획부 편집팀)


무술, 마음가짐, 신앙

무술을 배운 적이 있다. 1년 6개월 정도. 일주일에 한 번, 한 시간을 들였다. 동작을 따라한 뒤 집에서 혼자 재현해 보면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았다. 그러기를 3개월 이상 한 것 같다. 내가 이걸 왜 하고 있지 생각하던 어느 날, 갑작스레 기본동작이 몸에 들어왔다. 고관절을 움직여 상체를 움직이게 되면서 재미가 붙었다. 지금은 배움을 그만두었지만 배운 것이 어디 가지는 않는다. 원래 잘 체하고 1년에 한 번은 감기에 걸려 앓아눕던 사람인데 몸에 변화가 생겼다. 체할 것 같거나 아플 조짐이 있을 때 배운 동작을 반복하면서 달래 주면 고비를 넘기곤 한다.

《그리스도인의 몸 기도》는 호주에서 무술을 가르치는 곽진호 님이 보낸 원고이다. 이 책은 무술을 배우는 자세, 신앙인의 자세를 많이 언급한다. 그래서 독특하고, 믿음이 간다. 자칫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기’, ‘수련’(‘수련회’는 익숙한 단어인데도!)이라는 단어를 굳이 쓰는 이유는 하나님이 만드신 것을 감사함으로 받아들이려는 저자의 철학이다. 덕분에 우리는 한국 교회가 의도적으로 혹은 비의도적으로 쓰지 않던 단어들을 돌려받게 되었다. 본문은 저자가 경험한 것, 직접 겪은 내용으로 꽉 차 있다. 게다가 저자는 정직하고, 겸손하고, 열정적이다. 한국에 오시면 꼭 독자와의 만남을 주선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