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사 건물 옆에는 영원을 새긴 분들의 자리가 있다.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과 절두산 순교성지다. 하나님께 조용히 여쭙고 싶을 때마다 그곳을 찾았다. 근심은 대부분 사사로운 바람에 얽힌 일들이었다. 그런데 막상 그 길을 걸으면 순식간에 근심이 사라져 버렸다. 거룩한 땅을 걷다 보니, 나의 생각이 너무도 보잘것없었기 때문이다. 이런 작은 일들 때문에 감사하지 못했던 것이 부끄러웠다.

⟪인생이 잠들기 전에 쓰는 말⟫을 만든 시간도 묘원을 산책하던 때와 같았다. 오로지 하나님만을 바라보며 오롯이 살아온 시간이 겹겹이 쌓인 말. 그들의 잠들지 않는 마지막 말에 마음이 끌렸다.

이 책은 물었다. 마지막에 어떤 말을 남기고 떠날 수 있는지, 그 말이 ‘사랑’이라면 나는 오늘 하나님께,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는지.

 

글 |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