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는 한국의 개신교인에게 ‘마녀사냥’, ‘종교재판’, ‘십자군’, ‘교황 지배 시기’ 이런 이미지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갑작스레 1517년 루터가 95개조 반박문을 붙이면서 천 년의 어두운 시기가 끝이 났고, 그 천 년은 오직 어두움, 어두움뿐이었다고요.

하지만 어떤 사건이든, 아무리 미운 사람이든 배울 점이 있고, 또 배우지 말아야 할 부분이 있겠지요. 그런 점에서 《중세교회사 다시 읽기》는 중세를 다시 읽는 좋은 책입니다. “쟤는 원래 그래”라고 생각했는데 그것이 다른 사람들의 선입견을 그냥 받아들인 탓일 수도 있으니까요. 일방적으로 규정했던 사건이나 대상에게서 배울 점을 보게 될 때 놀라움과 배움은 선물로 따라온다고 믿습니다.

면벌부를 사는 시골 처녀 (프랑수아 마리우스 그라네 작, 1825)

이 책에서 놀란 부분 몇 가지를 적어봅니다.

1. 훈족의 지도자 아틸라와 협상하여 로마를 잿더미에서 구한 것은 황제가 아니라 당시 교황 레오 1세였다.

2. 중세교회는 끊임없이 개혁되었다.

3. 그 개혁은 하향식(교황)+상향식(수도회, 이단운동) 둘 다였다.

4. 무슬림과 그리스도인이 평화롭게 공존하던 장소가 있었다.

5. 면벌부 판매 대금으로 구빈 시설과 학교를 설립했다.

로마와 이탈리아, 인근 서유럽 지역의 통치권을 증여한다는 내용의 문서를 건네는 콘스탄티누스 황제와 교황 실베스테르 1세

종교의 가치는 선언함으로써 확보되는 것이 아니라, 대중이 공감하고 수용할 때에 비로소 확인된다. 중세의 끝자락이 스콜라학의 퇴행이라는 쇠락으로 마무리되지 않고 새로운 정신의 탄생을 예고했다면, 지금 교회가 애써야 할 것이 무엇인지 뚜렷하게 보인다. _368쪽, ‘에필로그’에서

 

글 |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