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에 넣어둔 편지] 주예경(출판기획부 편집팀)
 
 


재생

 
지난 8-9월 쿰 회보 신간 코너에
“기도의 문이 막힌 이들에게”라는
소제목으로 《본회퍼의 시편 이해》를
소개했습니다.
사실 그때 제 기도의 문이 막혀
있었습니다.
 
시편의 기도에 대해 썼다는 본회퍼의
짧은 글들은 알 듯 말 듯했지만, 한번
훑어보고 나서 빛으로 이루어진
틈 하나가 저의 갑갑한 현실 속에
생겨난 기분이 들었습니다.
‘예수님이 나 대신 기도해 주실 수 있다.’
 
그것은 마치 나 대신 숨을
쉬어 준다는 말처럼 조금은
비현실적이었습니다.
 
본회퍼의 문장들에는 예수님이
어김없이 등장했습니다. 예수님이
등장할 때마다 저는 구약시대
백성이었다가 신약시대 백성이 되고,
 
이 세상에서 돌연 저 세상으로
옮겨졌습니다.
예수님에게 그것이 현실이라면,
다윗도 기도하고 있고 본회퍼도
기도하고 있는, 조금은 비현실적인
기도가 내 안에서도 가능할
것이었습니다.
 
저는 앱을 다운받아 시편을 듣기
시작했습니다.
감정을 처음 배우는 것처럼, 성우가
괴로워하면 제 마음에도 희미한
괴로움이 생기고, 성우가 당당하면
마음속에 희미한 당당함이
살아났습니다.
시편 기자가 무엇을 기다리고
언제 기뻐하는지 다시 알아가기
시작합니다.
 
찬양을 부를 때 가끔은,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고백을 하기보다, 따라만
부르면서 가사에 마음을 길들이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시편을 그렇게 읽고 있습니다.
 
함께 기도하는 시편의 노래와 그
위를 함께 흘러가는 본회퍼의 글.
예수님의 기도인 시편과 우리의
기도는 하나가 되어 예수님의
기도로 빛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