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에 넣어둔 편지] 박혜란(출판기획부 편집팀)


가족에게 소중한 기억을
남겨 주고 싶습니다

가족은 참 신비로운 집단이라는 생각을 자주 했습니다.
때로는 남보다 더한 상처를 주기도 하고
참을 수 없는 화를 돋우는 대상일 때도 있습니다.
그런데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웃고 바라보며 살아갑니다.
그래서 참 신비롭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렇듯 가족은 때로 서로에게 감당하기 어려운 일들을
가져다주기도 하지만, 또 누구보다
서로를 의지하고 기쁨을 나누며 살아가게 되는 존재입니다.

《유럽 가족 소풍》은 어느 한 가족의 이야기입니다.
편집을 마무리한 후, 이 가족이 공유하고 있는 그 깊은 마음속 사랑은
천국의 선물과 같은 것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 행복한 이야기의 시작은 그리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어느 날 부모는 첫째 아이의 자폐 가능성이라는 의사의 진단을
듣고,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리는 듯했습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전부가 내 잘못인 것만
같고, 아이가 마음처럼 되지 않는 힘든 순간들을 지나야
했습니다. 그 막막한 길목에서 가족은 떠나기로 결심하였습니다.
아이에게 가장 기쁜 순간을 선물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가족이 함께 갈 그 길에서 꺼내어 볼 작은 선물들을
챙기러 떠나고 싶었습니다. 마치 소풍처럼 말입니다.

그리고 아이는 유럽이라는 낯선 땅에서 예상보다
더욱 밝고 건강하게 지냈고,
서툴지만 조금씩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어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90일간의 소풍을 마치고 완전체로 더 단단해진 가족은,
매일매일의 하루를 조금 더 의미 있는 페이지로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유럽 가족 소풍》을 만들며, 앞으로 주어진 시간을 조금 더 가족을
위해 보내기로 결심해 봅니다. 그리고 이 책에서처럼 한 페이지
한 페이지 꺼내 볼 가장 소중한 기억을 남겨 주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