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루테이프의 편지》를 정식 계약을 맺어 한국어로 출판한 지 20년이 지났습니다. 출판계 선배께서 《스크루테이프의 편지》가 나왔다면서 극찬하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그때 문득 든 생각.

‘스크루지의 편지?’

그런데 ‘일러스트 에디션’을 기획하면서 두루 살펴보니 독자들도 그런 생각을 했더군요. C. S. 루이스도!

 

 

“내가 악마들에게 붙인 이름들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상당한 흥미를 가지고 그 나름대로 여러 추측들을 내놓았으나, 제대로 맞춘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사실 나는 그저 듣기 싫은 소리가 나는 이름을 만들려고 했을 뿐이다. 일단 이름들을 짓고 난 후에는 나 또한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이 이름들이 어떤 음성학적 연상 작용을 일으켜서 불쾌한 느낌을 주게 되는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주인공인 스크루테이프(Screwtape)의 이름이 내는 효과에는 아마도 스크루지(Scrooge), 꼬인 나사(screw), 손가락을 비트는 고문기구(thumbscrew), 촌충(tapeworm), 관료적 형식주의의 상징인 빨간 끈(red tape) 등이 어느 정도 일조하고 있지 않나 싶다.”

 

 

20주년을 기념해 펴내는 일러스트 에디션에는 담당 편집자가 눈여겨본 청년 작가의 그림을 담았습니다. 비 오는 날 우산을 깊게 쓰고 “안녕하세요? 선.생.님”이라고 인사했던 그 옛날 초등학생이 떠올라 메일을 보내고 그림을 의뢰하고 다시 메일을 보내고……. 한참 후 첫 그림을 받고는 엄마 미소를 지었습니다. 《스크루테이프의 편지》 ‘스페셜 일러스트 에디션’은 어느 독자의 고백처럼 “고등학생부터 대학생 나이대의 동생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책”입니다.

 

글 | 홍성사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