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원하는 일을 찾았을 땐 원치 않는 경주를 해야 했다. 그리고 경쟁에 먹먹해질 때마다 나는 낯선 정거장에 홀로 내렸다. 아직 목적지까지는 더 갔어야 했는데 말이다.

석용욱 작가의 ⟪환승역⟫을 읽으며 그때가 떠올랐다. 그리고 ⟪붉은 고래를 찾아서⟫ 에서는 그 환승역에 내린 후의 모습이 그려졌다.

모두가 앞을 향해 빠르게 나아가고 있을 텐데 나만 벗어나 있다는 생각이 드니 불안했다. 그런데, 그래서 하나님께는 가장 간절했던 시간이었다. 마치 반짝이던 인생 케이크의 촛불이 하나씩 꺼지듯이, 점점 나를 이해하고 도와줄 사람들도 사라져 가고 있었다. 그 환승역에서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분은 하나님밖에 없었다.

한 발 내디디면 낭떠러지일 것 같은 걸음을 옮겼다. 그곳은 과연 낭떠러지였을까? 그렇다. 낭떠러지였다. 다시 올라오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는 곳. 그런데 그 낭떠러지에서 헛발질을 하며 바둥대는데 이상하게 떨어지지는 않았다. 참 신기한 경험이었다. 보호받고 어디론가 계속 가고 있는 느낌. 예전과 달라진 점은 그곳이 어디인지 예측하기가 조금 어려워졌다는 것. 하루도 같은 날이 없이 매일이 모험의 연속이었다. 안정감은 사라졌지만, 지루할 틈이 없었다. “도와주세요. 하나님. 그 다음은 어떻게 해야 하죠?” 이런 기도를 몇 년간 하며 살았던 것 같다.

출렁이는 사람들도

그 출렁임에서 빠져나온 사람들도

모두 불안정하기는 마찬가지.

안정적이라는 개념은

인간이 만들어 낸 일종의 환상이야….

(중략)

불안정한 삶을 안정적으로 개선해 나가려는 의지.

더 나은 삶을 향해 나아가려는

인간의 본능적 치열함.

그 치열함이야말로,

인간이 가장

아름다울 수밖에 없는 이유야.

_⟪환승역⟫ 중에서

 

열심히 살아왔다고 생각하는데도 여전히 벼랑 끝에 놓인 날을 마주할 때가 있다. 그런데 여러 환승역을 거쳐 단단해진 마음이 그 당황함에 주저앉지 않도록 지탱해 주는 것 같다. 인생은 그렇게 쉽게 끝나지 않는다. 앞으로도 함께할 불안투성이 삶에서,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신실하신 하나님이 함께하실 것이다.

제대로 살아 보려고 하면

삶은 더 치열해진다.

 

괴롭다.

 

그런데 ‘참 평안’ 또한

그 안에서만 맛볼 수 있다.

 

아이러니다.

_⟪붉은 고래를 찾아서⟫ 중에서

 

글 | 홍성사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