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힐링이 필요한

가족을 위한 소소한 안식 여행

엄마로 살아가는 것은 전에 경험해 보지 못한 일의 연속이었다. 첫아이를 임신했을 때, 나는 내가 ‘제3의 인간’이라는 생각을 했다. 남자도 아니고, 그렇다고 지금까지 살아온 여자로서의 ‘나’도 아닌, 완전히 또 다른 존재 같았다. 아이가 태어난 후에도 그저 모르는 일투성이였다.

아이를 데리고 난생 처음, 치료 센터라는 곳의 문을 열던 날도 잊을 수 없다. 병원에 가서 검사와 진단을 받고, 아이 치료비를 위해 바우처를 만들었다. 그리고 주민 센터에 찾아가 아이의 장애인 등록을 하면서, 나는 내가 그토록 바라던 평범하고 예측 가능한 삶에서 벗어나 끝을 알 수 없는 컴컴한 터널 앞에 서 있는 막막함을 느꼈다.

그 터널의 입구에서 채 몇 발자국도 떼지 않았을 때, 우리 가족은 90일 동안 유럽으로 떠나기로 결정했다. 말로는 잘 표현되지 않는 아이의 생각과 감정들을 알고 싶어서, 부모와 아이가 함께 헤쳐 나가야 할 긴 인생길의 출발점에서 아이와 보폭을 맞춰 걷고 싶어서였다.

 

되돌아보니 90일간 하루하루의 시간들은 허투루 쌓이지 않았다. 아이의 웃음소리가 커졌고, 아이를 바라보는 부모의 눈빛에 따뜻함이 더해졌다. 여행의 추억이 격려가 되어, 오늘은 어제보다 조금 더 나은 부모가 되기 위해 노력하게 되었다.

여행은 끝났지만 일상은 계속되고 있다. 이 책에 담긴 나의 용기 그리고 이야기가 다른 누군가에게 작은 위로, 아주 작은 소망 한 줌이라도 건네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유럽 가족 소풍> 저자 문지희

마냥 기쁘고 즐겁고 행복한 시간의 보따리들이 필요했다. 그 보따

리들이 우리의 모나고 뾰족해진 곳들을 감싸 주길 바랐다. 어긋나

고 끊어진 마음들을 이어 주길 바랐다. 우리의 여행지들은 그 선물

보따리들을 장만하러 떠난 장터에 다름 아니었다. –본문 중에서